윤, 계엄 3시간 전 경찰청장에 ‘10곳 장악 리스트’ 건넸다
- 수정 2024-12-11 22:11
- 등록 2024-12-11 21:30
방첩사는 ‘의원 체포조 100명’ 지원 요청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3시간여 전에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과 만나 문화방송(MBC)과 여론조사 꽃, 더불어민주당 당사 등 장악 대상 10여곳의 명단을 전달한 사실이 드러났다. 윤 대통령은 또 비상계엄 선포 뒤 조 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의원 체포를 지시했고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이 정치인 체포를 위한 수사관 100명 지원을 요청한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11일 조 청장과 김 청장을 긴급체포했고 대통령실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경찰 조사 내용을 보면, 조 청장과 김 청장은 지난 3일 저녁 7시께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 안전가옥으로 이동해 윤 대통령과 만났다. 이 자리에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배석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문화방송, 김어준씨가 운영하는 여론조사 꽃, 국회, 민주당 당사 등 계엄 선포 뒤 장악해야 할 기관 10여곳이 담긴 1장짜리 지시사항을 건넸다고 한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뒤에는 윤 대통령은 조 청장에게 여섯차례 전화해 “국회의원을 체포하라”고 지시했다. 여 사령관도 조 청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정치인 체포하고 방첩 관련 수사에 필요하니 수사관 100명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조 청장은 경찰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시와 여 사령관의 요청에 응하지 않았고 국회 봉쇄만 소극적으로 집행했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조 청장이 윤 대통령의 내란 모의에 적극 가담한 것으로 판단하고 이날 새벽 조 청장을 긴급체포했다.
경찰 특수단은 이날 오전에는 대통령실 내부 국무회의실, 경호처, 101경비단, 합동참모본부의 통합지휘실 4곳 압수수색에 나섰다. 법원에서 발부받은 영장에 윤 대통령은 ‘내란 혐의 피의자’로 적시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압수수색을 위해 대통령실에 도착한 뒤 “내란 혐의와 관련해 대통령실을 압수수색하러 왔다”며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가 열린 장소와 당시 출입 기록, 회의록 등이 압수수색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이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책임자의 승낙이 필요하다’는 형사소송법 조항을 근거로 막아서면서 실제 압수수색에는 실패했고 임의제출 형식으로 자료 일부를 넘겨받았다.
한편 내란 사건 수사를 각기 벌여온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국방부 조사본부와 함께 ‘공조수사본부’(공조본)를 구성해 합동수사에 나서기로 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이날 “국수본의 수사 경험과 역량, 공수처의 법리적 전문성과 영장 청구권, 국방부 조사본부의 군사적 전문성 등 각 기관의 강점을 살려 상호 유기적으로 협력한다”며 “중복 수사로 인한 혼선과 비효율 문제를 해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전날 김 전 장관 구속영장을 발부받으면서 내란 사건에 대한 수사권도 일정 부분 인정받았지만 경찰도 공수처와 손을 잡으며 수사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이다. 영장 청구권이 없는 경찰로서는 공수처와 협력하며 이 부분을 지원받을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공수처와 협력했을 때 국민들이 좀 더 투명하게 수사가 진행된다고 느낄 수 있는 면도 고려했다”며 “경찰로선 영장 청구 문제에 있어 검찰이 아닌 공수처와 협력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7254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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